마구쓰기 51

12 Angry Men(1957년 개봉) 감상평

1957년에 개봉한 '12 Angry Men'이라는 오래된 영화가 있다. 한 살인사건 심판에서 12명의 배심원이 최후 평결을 내리기 위하여 의논하는 것이 영화의 주된 스토리다. 이 영화는 스토리 특성상 이야기가 진행되는 공간이 매우 제한적이다. 영화 초반과 후반에 법원 모습이 화면에 비춰지는 것을 제외하면, 영화 내내 배심원실과 화장실 두 곳에서만 이야기가 진행된다. 화면도 흑백이고, 스토리 소재 자체만 놓고 봐도 그리 흥미가 느껴질 만한 영화는 아니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몇 가지 독특한 점이 있다. 첫째, 여러 유형의 인물들을 통해 사람의 다양한 성격을 잘 드러내고 있다. 둘째, 논리적이고 실증적인 설득 과정을 통해 각 인물들의 생각이 바뀌어가는 모습을 매우 입체적으로 잘 그려냈다. ..

마구쓰기 2022.05.18

무드미터 소개 (감정의 발견)

위 그림은 제가 요즘 필사하고 있는 책 '감정의 발견'에 나오는 다이어그램입니다. '무드 미터'라고도 불리는데요, 우리가 평상시에 느끼는 감정에 이름을 붙일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그림입니다. 이 다이어그램은 좌우축과 상하축, 이렇게 2개의 축으로 나뉩니다. 이 중 좌우축은 쾌적함의 정도를 뜻하는데 오른쪽으로 갈수록 쾌적한 상태를, 왼쪽으로 갈수록 불쾌한 상태를 뜻합니다. 한편 상하축은 활력의 정도를 뜻하는데 위쪽으로 갈수록 활력이 넘치는 상태를, 아래쪽으로 갈수록 활력이 떨어지는 상태를 뜻합니다. '무드 미터'를 이용하여 현재 감정에 이름을 붙여보고 싶으시다면 이 두 가지 기준을 조합하시면 됩니다. 즉, 매우 쾌적하고 활기도 아주 넘친다면 '황홀한' 상태일 것이고 매우 불쾌하고 활기는 아주 저조하..

마구쓰기 2021.02.01

[Writable 8기] 과제5: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

※ 과제5: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 나는 고시생 출신이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지금은 5급 공채로 이름이 바뀐 행정고시 합격을 위해 공부한 경험이 있다. 만으로 5년 동안 최선을 다해 공부에 임했지만 결국 나에게는 관운이 없었나 보다. 3년째가 되고 4년째가 될 때까지 한 번만 더해보자는 생각으로 버텼지만 5년째에 결국 버티지 못하고 공부를 접었다. 고시 합격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처음에 가졌던 다짐 중 하나는 지킬 수 있었다. 그것은 내가 공부를 시작할 때부터 가졌던 다짐이었으며, 공부를 계속하면서도 꾸준히 이어온 다짐이기도 했다. 결국 그 다짐을 이룬 순간이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이다. 이 글은 그때 내가 세웠던 다짐에 관한 글이다. 공부하는 동안 나는 한 가지를 고집스럽..

마구쓰기 2020.04.26

[Writable 8기] 과제4: ‘70살 나의 하루’

※ 과제4: ‘70살 나의 하루’ 오늘은 2050년 12월 17일.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새벽 6시에 일어나 따뜻한 물 한 잔 마시고 서재로 발걸음을 옮긴다. 아내는 어제 늦게까지 친구와 수다를 나누더니 오늘은 늦잠을 자나보다. 서재로 들어가 불을 켜고 어제에 이어 필사를 이어간다. 필사는 언제 해도 마음에 평안과 위안을 준다. 잡념을 정리하게 해주고 생각을 깊게 해준다. 우연한 계기로 시작한 필사. 시작하길 정말 잘한 것 같다. 이렇게 매일 같이 책을 읽고 필사를 하고 글을 쓰고 캘리그라피를 남기는 것도 벌써 30년이 넘었다. 만 편이 넘는 필사를 일일이 관리하기가 벅차 시작한 필사 책 쓰기 작업도 벌써 30권째다. 처음에는 그저 나의 기록을 정리하려고 시작한 작업이었다. 그랬던 것이 주변의 지인들에게..

마구쓰기 2020.04.19

[Writable 8기] 과제3: ‘내가 읽은 인생의 책’ -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 과제3: ‘내가 읽은 인생의 책’ -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공부에 왕도란 없다. 왕도가 없기에 요령을 부릴 수가 없다. 요령 부리지 않고 그저 묵묵히 공부하는 것이 최선의 공부법이다. 공부를 해보았든, 그렇지 않았든 이런 말은 너무나 자주 들었을 것이다. 나 역시도 그렇다. 학창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공부와 뗄 수 없는 인연을 맺고 있음에도 공부는 여전히 어렵다.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많다. 그저 묵묵히 공부하는 것보다 더 좋은 공부법을 모른다.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이 책은 재작년에 추천받은 책이다. 작년 여름에 처음 읽었으며, 책을 필사하려고 한번 더 읽었다. 공부법 강의를 준비하면서 책을 한번 더 읽었고 이 글을 쓰려고 한번 더 읽었다. 이 책은 공부에 관해, 공부법에 관해 기초부터 차근..

마구쓰기 2020.04.12

[Writable 8기] 과제2 : '사회현상'에 관한 글쓰기 -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명단공개에 찬성하며

※ 과제2: ‘사회현상’에 관한 글쓰기 -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명단공개에 찬성하며 ‘인면수심(人面獸心)’이란 겉은 인간이지만 속은 짐승이라는 뜻이다. 인간으로서 절대 해서는 안되는 일을 저질렀을 때 쓰는 말이다.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행위를 저지른 범죄자들에게 어울리는 표현이다. 약자들을 상대로 빌미를 잡아 협박하는 행위. 협박을 도구로 삼아 각종 성착취물 영상을 촬영하는 행위. 이마저도 부족해 이를 적극적으로 유포하여 금품을 획득하는 행위. 모두 ‘금수만도 못한’ 행위이다. 그렇기에 이 모든 행위를 저지른 일당들에게는 ‘인면수심’이라는 말조차도 아깝다. 디지털 성범죄는 피해자만 남고 가해자는 뒤로 숨어버리는 범죄이다. 누군가는 영상에 찍혔고, 누군가는 영상을 찍었고, 누군가는 영상을 보았고, 누군..

마구쓰기 2020.04.03

[Writable 8기] 과제 1 : ‘나’에 관한 글쓰기

※ 과제1: ‘나’에 관한 글쓰기 화두란, 인생의 깨달음을 주는 말을 뜻한다. 내 인생에는 세 가지 화두가 있다. 프레젠테이션, 리더십, 멘토가 그것이다. 각각의 화두는 저마다의 의미를 갖고서 내 삶에 영향을 끼친다. 세 가지 화두가 서로 뒤섞여 새로운 깨달음을 줄 때도 있다. 이 세 가지 화두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첫째, 프레젠테이션. 프레젠테이션은 소통이다. 한 명을 상대로 하든, 다수를 상대로 하든 모든 소통은 프레젠테이션이다. 나는 이것을 대학 때 활동한 동아리를 통해 체감했다. 혼자서 해낼 수 있는 일은 드물다. 같이 해야 성과가 크다. 같이 하려면 사람들의 생각을 읽어야 한다. 생각을 읽으려면 소통해야 한다. 아무리 나이가 들더라도 소통은 항상 어렵다. 하지만 어렵기에 재미도 있다...

마구쓰기 2020.03.25

<마구쓰기 24일차> 몰입 서평 by 7번 읽기

'7번 읽기 공부법'을 읽고 그 책에서 배운 방법을 적용하여 책을 읽어 보았다. 적용해 본 책은 황농문 교수의 '몰입(랜덤하우스 출판)'이다. 공부법 또는 사고훈련법과 관련하여 추천 받은 책으로서 이 책에는 몰입에 대한 저자의 경험과 훈련법 및 후기 등이 담겨 있다. '7번 읽기 공부법'의 저자 야마구치 마유의 제안에 따르면 처음 1~3번 읽기까지는 내용 이해보다 대충 훑어본다는 느낌으로 책 읽기에 임해야 한다. 이때 한 페이지당 시간은 4초 내지 8초 정도가 적당하다. 2번째까지는 4초 정도로, 3번째까지는 8초 정도로 읽으면 되는 것이다. 각 회독의 경우, 가능한 끊기지 않고 바로 이어서 하면 좋지만 나는 오늘 두어 시간 간격을 두고 '몰입'을 2회독 해보았다. 회독하는데 걸린 시간은 1번째는 46분..

마구쓰기 2019.05.01

<마구쓰기 23일차> 인생의 의미

우리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싶어 한다. 제대로 된 질문인지 고민하기보다 제대로 된 답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때로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보다 질문 자체를 새로 하는 것이 필요할 때가 있다. 질문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닌지, 과연 답이 있는 질문인지 등을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다. "내 인생의 의미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의 답은 무엇일까? 이 질문은 답이 있는 질문일까? 답이 있다면 그 답은 항상 옳은 답일까? 그 답이 무엇인지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할까? 그 답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리면 과연 그 답을 받아들여야 할까? 그 답이 무엇인지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과연 그 답이란 진정 존재할까? 아무리 고민하더라도 결국 이 질문의 답은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인..

마구쓰기 2019.04.28

<마구쓰기 22일차> 질문의 가치와 질문하지 않는 이유

학생들은 질문을 통해 배운다. 신입사원도 질문을 통해 배운다. 콜롬보(아마도 '형사 콜롬보' 드라마의 주인공을 가리키는 듯) 역시 다른 뛰어난 탐정들이 픽션에서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그렇듯, 많은 질문을 던지면서 그에게 주어진 미스테리들을 해결한다. 유능한 영업사원은 질문을 통해 고객의 니즈를 이해한다. 질문하는 것은 배움을 위한 가장 쉬우면서도 효율적인 방법이다. 질문하는 것이 강력한 학습법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그렇게나 자주 질문하는 노력은 거부하고 곧장 상품을 구매해달라고 설득하는 일로 빠지게 되는 걸까? 그 이유는 첫째, 게으르기 때문이다. 알아야 할 중요한 것들을 이미 알고 있다고 가정하고서는 더 이상 신경써서 물으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둘째, 질문할 경우 약해보이거나 무지..

마구쓰기 2019.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