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쓰기

<마구쓰기 11일차> 필사 100일을 기념하며

스승철 2019. 4. 10. 22:10

올해 1월 1일부터 오늘까지 총 100일 동안 필사를 이어왔다.
필사한 책 목록을 살펴보면,
첫 번째가 가스 캘러헌의 냅킨노트였고(총 45일 필사),
두 번째가 선호빈의 B급 며느리였으며(총 35일 필사),
세 번째는 임정섭의 심플이다(현재 20일째 필사 중).

첫 번째 책이 가슴을 울리는 따뜻한 에세이라면,
두 번째 책은 머리를 차갑게 하는 에세이이고,
세 번째 책은 손을 바삐 놀리도록 만든 에세이이다.
이렇듯 거의 매일 마구쓰기를 하게끔 만들게 한
원동력이기 때문이다(여행 때문에 이틀 빠뜨린 건 넘어가기로 하자...).

책을 읽는다는 것은 지성인의 도리라는 차원을 넘어
인간성의 유지라는 점에서 가치를 찾아야 한다.
책을 읽고 필사한다는 것은
책에서 얻은 깨달음을 내 삶에 새기는 첫 단추이며,
무슨 글이든 매일 기록을 남긴다는 것은
내 삶의 자취를 남기는 첫 걸음이다.

이제 겨우 100일차까지 온 것이지만,
100일까지 쉬지 않고 끌고 온 것만으로도
하나의 성과라 생각한다.
오늘도 어제처럼, 내일도 오늘처럼 써나가다 보면
200일, 300일도 눈 깜짝할 사이에 다가올 것이다.
한 방울씩 모인 물방울이 바위를 꿰뚫는 법이다.